PSAT · 상황판단

2017 PSAT 상황판단 3

보행자 안전을 위한 신호등 운영계획의 원리와 배려적 설계

Arbbrief Editorial2026년 5월 12일·9분 읽기·무료 공개
2017 PSAT 상황판단 3Photo · Arbbrief Editorial

'완화'는 어느 쪽으로 느슨해지는가

교통 신호 운영 규칙을 다룬 이 문항은 언뜻 단순한 정보 확인처럼 보인다. 지문은 신호순서·신호시간·신호주기의 정의를 나열하고, 횡단보도 보행시간 산정 공식을 제시하며, 안전 목적의 신호 운영 방식 두 가지를 소개한다. 수험생에게 요구되는 과제도 표면적으로는 "주어진 규칙에 따라 빈칸 수치를 채우고, 보기 진술의 참·거짓을 판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항이 실제로 시험하는 것은 계산 능력이 아니다. 핵심은 "완화된"이라는 한 단어가 공식 안에서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지를 정확히 읽어내는 일이다. 산술은 초등학교 수준이지만, 그 산술이 올바른 방향 위에서 수행되는지를 점검하는 데에 이 문항의 설계 의도가 있다.

공식의 뼈대와 두 개의 미지수

보행시간 산정 공식은 간명하다. 보행진입시간에 횡단시간을 더한 것이 곧 보행시간이다. 횡단시간은 횡단보도 길이에 비례하되, 기본 기준은 "1미터당 1초"이다. 지문은 여기에 두 개의 빈칸을 심어 놓는다. 보행진입시간을 ㉠초로, 보행약자 배려 시 완화된 기준을 "㉡미터당 1초"로 표기한다.

32미터 횡단보도의 원칙적 보행시간이 39초라는 조건에서 ㉠은 곧바로 나온다. 39에서 32를 빼면 7이다. 문제는 ㉡이다. 보행약자 배려 시 같은 횡단보도의 보행시간이 47초로 연장된다는 조건이 주어지므로, 보행진입시간 7초를 빼면 횡단시간이 40초가 되어야 한다. 32미터를 40초에 건넌다면, ㉡은 32를 40으로 나눈 0.8이다.

계산 자체는 이 정도로 끝난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수험생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0.8이 맞는가?"를 의심하게 된다. 의심의 원천은 "완화된"이라는 수식어다.

'완화'의 방향이 만드는 함정

지문은 보행약자 배려 기준을 "'1미터당 1초'보다 완화된 '㉡미터당 1초'"라고 표현한다. "완화"라는 단어를 만나면, 우리는 직관적으로 "기준이 느슨해진다, 즉 숫자가 커진다"는 연상을 한다. 1미터보다 완화되었으니 ㉡은 1보다 큰 값, 이를테면 1.2나 1.5 정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러나 이 직관은 "완화"가 어떤 대상에 대해 작동하는지를 묻지 않은 채 발동된 것이다. 여기서 완화의 대상은 보행자, 구체적으로는 보행약자이다. 보행약자에게 기준을 완화한다는 것은 더 천천히 걸어도 되도록 시간을 넉넉히 준다는 뜻이다. 같은 거리를 더 오래 걸을 수 있게 하려면, 단위 시간(1초) 안에 커버해야 하는 거리가 줄어들어야 한다. 따라서 ㉡은 1보다 작아야 하고, 실제로 0.8이 된다. 0.8미터당 1초, 즉 1미터를 건너는 데 1.25초가 걸리는 셈이다. 기존의 1미터당 1초보다 보행자에게 관대한 기준이 맞다.

이 방향을 놓치면 ㉡을 1보다 큰 값으로 설정하게 되고, ㉠과 ㉡의 합이 8을 넘는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실제로는 7 + 0.8 = 7.8로, 합은 8보다 작다.

개념 확인 보기가 수행하는 역할

이 문항의 세 보기는 각각 지문의 서로 다른 부분을 겨냥하며, 요구하는 인지 작업도 다르다.

보행 신호 지연 방식의 목적을 묻는 보기는, 지문이 서술한 메커니즘("차량이 횡단보도를 완전히 통과하기 전에 보행자가 진입하지 못하도록")을 "차량과 보행자 사이의 교통사고 방지"라는 목적 진술로 추상화한 것이다. 메커니즘 서술에서 목적 언어로의 번역이 필요하지만, 지문을 충실히 읽었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모든 차량 신호등이 적색이 되는 시점의 존재를 묻는 보기는, 양화사의 정합성을 확인하는 문제다. 지문은 전방향 적색신호 방식을 "운영하기도 한다"고 서술한다. "~하기도 한다"는 일부 교차로에서 시행됨을 뜻하고, 보기의 "어떤 교차로에는"이라는 존재 양화사는 이와 정확히 대응한다. 만약 보기가 "모든 교차로에는"이라고 했다면 거짓이 되겠지만, "어떤"이라는 한정이 지문의 "~하기도 한다"와 꼭 맞물린다. 이 보기는 양화사 하나를 바꾸면 참·거짓이 뒤집히는 구조를 통해, 수험생이 범위 한정을 정밀하게 읽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과 ㉡의 합이 8보다 큰지를 묻는 보기가 이 문항의 실질적 변별 지점이다. 앞서 분석한 대로, "완화"의 방향을 잘못 읽으면 ㉡이 1보다 커지고 합이 8을 넘는다는 잘못된 결론에 이른다. 흥미로운 것은 이 함정이 순수한 계산 실수가 아니라 언어 해석의 오류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산술은 정확하게 수행하면서도 "완화"의 방향만 잘못 잡으면 틀리게 되는 구조다. 출제자는 계산 능력이 아니라 규칙 텍스트의 정밀한 독해를 측정하고 있다.

규칙 텍스트에서 방향어를 만났을 때

이 문항이 남기는 실전 교훈은 명확하다. 규칙 적용 문항에서 "완화", "강화", "확대", "축소" 같은 방향어가 등장하면, 계산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 방향어가 누구의 관점에서, 무엇에 대해 작동하는지를 특정하는 것이다.

"기준을 완화한다"는 말은, 그 기준이 적용되는 대상에게 유리한 쪽으로 수치가 움직인다는 뜻이다. 보행자에게 완화하면 보행자가 더 천천히 걸어도 되므로 단위 거리가 줄어들고, 납세자에게 완화하면 세율이 낮아지며, 사업자에게 완화하면 규제 수치가 느슨해진다. 방향어의 대상을 먼저 확인한 뒤 수치의 증감 방향을 설정하고, 그 다음에 산술을 수행하는 순서를 지키면, 이 유형의 함정은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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