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T · 상황판단

2017 PSAT 상황판단 4

대규모 공공사업의 재정 낭비를 막기 위한 사업타당성조사 제도

Arbbrief Editorial2026년 5월 12일·12분 읽기·무료 공개
2017 PSAT 상황판단 4Photo · Arbbrief Editorial

550억이 탈락하고 460억이 살아남는 규정의 설계

사업타당성조사 규정. 예비타당성조사와 타당성조사라는 두 심사 절차가 한 규정 안에 나란히 놓여 있고, 각각의 대상 요건은 다르다. 표면적으로는 공공사업의 투자 심사 체계를 다루지만, 이 문항이 실제로 시험하는 것은 위계적 조건 분기 아래에서 수치를 정확히 대입하고 논리적 귀결을 끝까지 추적하는 능력이다. 두 조문 사이를 오가며 세 단계의 조건을 한 호흡에 밟아야 하는 구성이 이 문항의 골격이다.

두 조문의 위계, 그리고 숨겨진 고리

두 조문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제△△조(타당성조사)는 "제○○조에 해당하지 않는 사업으로서"라는 전제로 시작한다. 타당성조사의 대상은 예비타당성조사의 그물을 빠져나온 사업에 한정된다. 이 위계가 문항의 뼈대다.

제○○조의 예비타당성조사는 두 수치 조건의 AND 결합이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그리고 국가 재정지원 규모 300억 원 이상. 둘 다 충족해야 한다. 한편 제△△조의 타당성조사는 이 그물을 통과한 사업을 다시 걸러내는 두 번째 체인데, 여기서 금액 기준이 분화한다. 토목·정보화사업은 500억 이상이지만 건설사업은 200억 이상으로 문턱이 낮아진다.

출제자가 설계한 함정의 원리는 이 기준선 차이에 있다. 예비타당성의 "500억"이라는 숫자가 인상적이어서, 수험생은 이를 조사 대상 여부의 유일한 기준으로 각인하기 쉽다. 그 각인이 타당성조사의 200억 기준을 가리는 차폐막이 된다.

더 정교한 장치는 제△△조 제2항에 있다. 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중 "총사업비가 예비타당성조사의 대상 규모로 증가한 사업"은 타당성조사 실시 의무가 발생한다. 이 조항은 두 조문을 다시 연결한다. 처음에는 예비타당성 기준에 미달했던 사업이, 비용 증가를 거치며 그 기준에 도달하면, 타당성조사라는 이름 아래에서 예비타당성의 기준선을 다시 참조하게 된다. 조건의 위계가 일방적 하강이 아니라 순환 참조의 구조를 갖는 셈이다.

비율이 금액을 가리는 순간

이 문항의 정오를 가르는 첫 번째 지점은 비율과 금액의 변환이다.

ㄱ은 "국가의 재정지원 비율이 50%인 총사업비 550억 원 규모의 신규 건설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인지를 묻는다. 550억이라는 총사업비가 500억을 넘으므로 첫 번째 조건은 충족한다. 문제는 두 번째 조건이다. "재정지원 비율 50%"는 금액이 아니다. 550억의 50%는 275억 원이고, 이 숫자는 300억 원이라는 기준선에 미치지 못한다. AND 조건의 한 축이 무너지면 전체가 무너진다는 논리를, 비율이라는 포장이 한 겹 가리고 있는 것이다.

이 함정이 날카로운 이유는 환산 자체의 어려움이 아니다. 550 × 0.5 = 275는 암산으로 충분하다. 날카로움은 환산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표현 설계에 있다. "비율"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수험생의 주의는 "50%가 크다/작다"를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쪽으로 흐른다. 그러나 제○○조의 기준은 "비율"이 아니라 "규모", 즉 절대 금액이다. 비교의 단위가 다르다는 사실을 포착하지 못하면 550억이라는 숫자만으로 "대상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세 단계를 밟아야 보이는 보기

가장 정교하게 설계된 보기는 ㄷ이다. 지자체가 시행하는 총사업비 460억 원의 건설사업, 전액 국가 재정지원, 완성에 2년 이상 소요. 이 사업에서 총사업비가 10% 증가하면 타당성조사를 실시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세 단계를 밟아야 한다. 먼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인지를 확인한다. 총사업비 460억 원은 500억에 미달하므로 제○○조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다음으로 타당성조사 대상사업인지를 점검한다. 예비타당성 비해당, 국가 예산 지원, 지자체 시행, 2년 이상 소요, 총사업비 200억 이상 건설사업. 모든 요건을 충족한다. 마지막으로 총사업비 10% 증가 후의 상태를 계산한다. 460억 × 1.1 = 506억 원. 전액 재정지원이므로 재정지원 규모 역시 506억 원이다. 이 금액은 제○○조의 두 기준(총사업비 500억 이상, 재정지원 300억 이상)을 동시에 충족한다. 따라서 "총사업비가 예비타당성조사의 대상 규모로 증가한 사업"에 해당하여 타당성조사 실시 의무가 발생한다.

이 보기가 어려운 이유는 산술이 아니다. 어려움의 실체는 세 단계의 조건 추적을 한 호흡에 수행하면서 조건의 방향이 한 번 꺾인다는 데 있다. 예비타당성 비해당을 확인하고, 타당성 대상을 확인한 뒤, 다시 예비타당성의 기준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앞서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했던 바로 그 기준을 다시 꺼내 써야 하는 이 역행이, 시험장의 제한 시간 안에서 인지적 부담을 만든다. 정답임에도 틀린 것처럼 느껴지는 보기, 그것이 ㄷ의 설계 원리이다.

"모든"이라는 단어가 만드는 과잉

ㄹ은 "총사업비가 500억 원 미만인 모든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및 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한다. 500억 미만이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이 아닌 것은 맞다. 그러나 타당성조사의 건설사업 기준은 200억 원이므로, 200억 이상 500억 미만의 건설사업은 타당성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모든"이라는 전칭 양화사가 반례 하나로 무너지는 전형적 구조이며, 그 반례는 제△△조 제1항 제2호에 명시되어 있다.

이 보기가 매력 오답으로 기능하는 배경은 ㄱ의 함정과 공유된다. ㄱ에서 예비타당성의 500억 기준에 집중한 수험생은, ㄹ에 이르러서도 그 기준만을 전체 체계의 기준으로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 두 보기의 오답 메커니즘이 "예비타당성 요건에 대한 과잉 의존"이라는 동일한 인지 편향을 공유하는 것이다. ㄱ을 맞았으면서 ㄹ도 맞다고 판단한 수험생, 혹은 ㄱ을 틀렸으면서 ㄹ도 틀린 수험생이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ㄴ은 구조적으로 가장 단순하다. 제△△조의 시행 주체 목록에 "민간"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조문을 정확히 읽으면 곧바로 확인된다. 다만 "국가 예산의 지원을 받아" 시행하는 주체로 "민간"이 포함된다는 조합이 직관적이지 않아, 읽고도 확신을 미루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결국 옳은 보기는 ㄴ과 ㄷ이며, 정답은 ③이다.

위계적 규정 앞에서의 절차

복수의 조문이 위계적으로 배치된 규정을 만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조문 간의 선후 관계를 확정하는 것이다. "제○○조에 해당하지 않는 사업으로서"와 같은 전제 조항이 보이면, 그 조문은 상위 조문의 판정 결과에 의존한다. 이 의존 관계를 파악하지 않으면 각 보기를 독립적으로 판단하게 되고, 조건이 교차하는 보기에서 오판이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제안하자면 이렇다. 조문을 읽는 즉시, 각 조문의 수치 기준을 여백에 나란히 적는다. 이 문항이라면 "예비: 500억+300억(AND), 타당: 500억(토목·정보화)/200억(건설), 실시의무: 예비 규모 도달 또는 20% 증가"라는 기준표가 된다. 이 표를 먼저 세워두면, 보기의 숫자를 대입할 때 어느 조문의 어느 기준과 비교해야 하는지를 매번 조문으로 돌아가지 않고 판단할 수 있다. 특히 비율로 제시된 수치는 반드시 금액으로 환산한 뒤 비교한다. "50%"는 기준선과 직접 비교할 수 없는 형식이다. 환산은 선택이 아니라, 비교를 가능하게 만드는 전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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