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 언어이해

2025 LEET 언어이해 1~3

1830년대 영국 범죄소설(뉴게이트 소설)이 형법 개혁을 추동한 문학과 법의 상호작용

Arbbrief Editorial2026년 5월 9일·15분 읽기·무료 공개
2025 LEET 언어이해 1~3Photo · Arbbrief Editorial

공감의 측량법: 독자는 범죄자에게 얼마나 가까이 갈 수 있는가

1830년대 영국 범죄소설에 관한 이 지문은 문학사의 한 단면을 소개하는 글처럼 보인다. 네 명의 작가가 차례로 등장하고, 각자의 작품이 문단별로 정리되어 있어, 읽는 즉시 정보를 배치할 칸이 마련된 듯한 착각을 준다. 그러나 이 세트가 실제로 시험하는 것은 문학사 지식이 아니다. 지문 전체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질문, 곧 범죄자와 독자 사이의 심정적 거리를 어느 방향으로 조절하는가를 네 작가 각각에 대해 정확히 분별할 수 있느냐가 이 세트의 진짜 과제이다.

거울이 아니라 저울인 지문

이 지문의 설계를 이해하려면, 저자가 네 작가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배치했다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불워-리턴은 법정 항변이라는 극적 장치를 통해 독자를 범죄자의 편으로 끌어당긴다. 에인즈워스는 한 발 더 나아가 범죄자를 영웅으로 격상시키고, 범행을 밝힌 자가 오히려 용서를 구하는 전도된 세계를 제시한다. 여기까지가 "가까이 끌어당기는" 쪽의 극단이다. 그 뒤에 새커리가 정반대 방향에서 등장한다. 그는 범죄를 개인의 타고난 결함으로 돌리고, 처형 장면에서 참회도 눈물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독자가 범죄자에게 다가갈 통로 자체를 차단한다. 마지막으로 디킨스는 양쪽 어디에도 완전히 서지 않는 제3의 위치를 취한다. 법의 부조리를 고발하되, 해학과 권선징악이라는 완충 장치를 설치하여 독자가 법질서 자체를 의심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도록 조율한다.

이 배치의 핵심은, 네 작가의 전략이 공감 거리의 스펙트럼 위에 놓인다는 점이다. 불워-리턴과 에인즈워스는 거리를 좁히고, 새커리는 거리를 벌리며, 디킨스는 좁히되 안전 경계를 설정한다. 지문은 이 스펙트럼을 명시적으로 선언하지 않는다. "독자의 공감을 유발한다"는 표현과 "독자의 공감을 차단하려 했다"는 표현이 각각 2단락과 4단락에 흩어져 있을 뿐이다. 이 두 문장을 하나의 축 위에 올려놓는 작업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공감 거리의 좌표

세 문항 모두 이 축 위에서 작동한다. 1번 문항은 일치 여부를 묻는 형식이지만, 정답을 가르는 것은 '방향'의 문제이다. 뉴게이트 소설이 당대의 범죄 담론과 맺는 관계가 "강화"인지 "대항"인지를 판별해야 한다. 지문은 "당대의 지배적 범죄 담론에 대한 대항 담론을 선전·유포하여"라고 적고 있다. "대한"이라는 전치사가 관계의 방향을 고정한다. 이 한 어절을 놓치면, "뉴게이트 소설은 범죄를 질병으로, 형벌을 치료로 이해한 당대 범죄 담론을 강화했다"는 진술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뉴게이트 소설이 범죄의 원인을 사회구조에서 찾았다는 사실(4단락에서 확인되는)까지 결합하면, 이 선지는 방향과 내용 양쪽 모두에서 지문과 어긋난다. 강화가 아니라 저항이고, 질병 모델이 아니라 사회구조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함정의 정교함은, 두 개의 오류가 하나의 선지 안에 겹쳐 있다는 데 있다. 방향만 뒤집힌 것이 아니라, 범죄 원인론의 귀속까지 뒤바뀌어 있다. 범죄를 개인의 병리로 본 것은 새커리이지 뉴게이트 소설 작가들이 아니다. 1단락과 4단락을 따로따로 읽은 수험생은 둘 중 하나의 오류만 감지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두 단락을 교차시켜야 이 선지가 이중으로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완성된다.

비유가 품은 방향

2번 문항은 다섯 개의 비유적 표현을 해독하는 과제이다. 이 중 네 개는 인접 문맥에 풀이가 거의 노출되어 있어 확인에 가깝다. "피에 굶주린 형법전"은 직전의 "단순 절도범마저 공동체로 복귀할 기회를 박탈하는"이 해설이고, "봉쇄된 정의"는 직전의 "참회와 눈물을 위한 유예를 허락하지 않은 채"가 해설이다. 이들은 비유와 풀이 사이의 거리가 짧아서, 읽는 속도만 유지하면 판정에 큰 부담이 없다.

문제는 "자연의 제일법칙"이다. 이 표현에는 지문 안에서 직접적인 정의 풀이가 주어지지 않는다. 수험생은 주변 문맥으로부터 의미를 간접 복원해야 한다. "생존의 막다른 골목에 놓인 빈민을 … 내몬 다음 그 선택지를 집었다는 이유로 교수형에 처하는 것"이라는 문장이 결정적 단서인데, 여기서 "그 선택지를 집었다"는 것은 교수형의 사유, 즉 범법 행위를 가리킨다. "자연의 제일법칙"이란 생존 본능을 뜻하고, 거기에 입각한 선택지란 살기 위해 법을 어기는 행위이다.

선지는 이것을 "계급적 위치와 역할에 순응해야 하는 운명"이라고 풀이한다. "자연의 법칙"이라는 어감이 "주어진 것에 따르는 것"이라는 일상적 직관과 결합하면, 이 해석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순응은 기존 질서를 받아들이는 행위이고, 지문이 말하는 것은 그 반대, 생존을 위해 질서를 깨뜨리는 행위이다. 의미의 방향이 정반대로 뒤집혀 있다.

누구의 관점인가

3번 문항은 추론을 요구하며, 여기서 세트의 핵심 축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정답에 이르려면 불워-리턴과 새커리의 전략을 교차 비교해야 한다. 불워-리턴이 독자의 공감을 유발했다는 정보(2단락)와 새커리가 독자의 공감을 차단하려 했다는 정보(4단락)를 하나의 대비 구조로 결합하면, "불워-리턴은 새커리와 달리 범죄자와 독자 대중의 심정적 거리를 좁히고자 했을 것이다"라는 추론이 정합적으로 도출된다. 이 추론은 지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두 단락의 정보를 잇는 것만으로 확실하게 지지된다.

이 문항에서 가장 정교한 매력을 가진 오답은, 불워-리턴이 "개인의 잠재된 범죄 성향을 찾기 위해" 유년기를 다루었다는 진술이다. 지문 4단락에는 "범죄의 사회경제적 요인을 찾고자 인물의 유년기를 조명했던 앞선 작가들과 달리, 새커리는 범죄성이 개인의 병증이나 타고난 악함에 의한 것임을 밝혀"라는 문장이 있다. 이 한 문장에서 "사회경제적 요인"은 불워-리턴 등 앞선 작가의 것이고, "개인의 병증"은 새커리의 것이다. 그런데 선지는 새커리의 관점을 불워-리턴에게 이식한다. 관점의 주인이 바뀌는 것이다. "누가 그렇게 생각했는가"를 정확히 추적하지 않으면, 지문에 존재하는 정보가 엉뚱한 주체에게 귀속되는 착시가 발생한다.

같은 문항에서 디킨스가 법 비판과 범죄 훈계를 "동시에 수행할 수 없다고 보았을 것"이라는 선지 또한 주의를 끈다. 디킨스는 실제로 두 가지를 하나의 작품 안에서 양립시킨 작가이다. "법의 부정의를 고발하되 해학과 권선징악이라는 안전장치를 두어 법질서 자체를 교란하지는 않았던"이라는 서술이 양립의 증거이다. 양립시킨 사람이 양립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으리라는 추론은 전제와 결론이 충돌한다. 이 오답은 양립을 가능케 한 매개 조건(안전장치)을 시야에서 지우고, 두 목표를 상호 배타적 관계로 단순화하는 데서 매력이 생긴다.

되풀이되는 문법

이 세트의 오답들을 관통하는 공통 문법 두 가지를 짚을 수 있다.

첫째, 방향의 전도이다. "대항"을 "강화"로, "범법"을 "순응"으로, "공감 유발"을 "공감 차단"으로 뒤집는 조작이 세 문항에 걸쳐 반복된다. 이 전도는 단순한 부정이 아니라, 문맥 안에서 그럴듯한 대안적 독법으로 위장된다. "자연의 법칙에 순응한다"는 표현은 일상 언어에서 이상하지 않기 때문에, 지문 맥락을 이탈한 순간 자연스러운 해석으로 미끄러진다.

둘째, 귀속의 이식이다. A의 관점을 B에게 옮겨 붙이는 조작이 이 세트에서 핵심적인 함정을 구성한다. 네 명의 작가가 등장하고 각자의 전략이 독립된 문단에 기술되어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작가 간 속성을 뒤바꾸기 쉬운 구조를 만든다. 문단 단위로 정보가 정리되어 있으니 각 작가의 입장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선지가 두 작가를 교차 비교할 때 "누가 어떤 입장이었는지"의 방향을 슬쩍 바꾸면 감지가 쉽지 않다.

거리를 재는 기술

이 세트가 남기는 실천적 교훈은 명확하다. 복수의 인물·이론·입장이 문단 단위로 병렬되는 지문을 만나면, 각 입장을 요약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각 입장이 공유하는 하나의 척도(이 세트에서는 공감 거리)를 먼저 설정하고, 그 척도 위에 각 입장의 좌표를 찍어야 한다. 좌표가 찍히면, 선지가 그 좌표를 보존하는지 이동시키는지를 판별하는 것은 비교적 단순한 작업이 된다.

아울러 비유적 표현을 만날 때, 표현 자체의 어감이 아니라 그 표현이 놓인 문장의 전후 구조에서 의미를 복원해야 한다는 원칙을 이 세트는 환기한다. "자연의 제일법칙"이라는 표현의 의미는 "자연"이라는 단어의 일상적 연상에 있지 않다. 그것은 "생존의 막다른 골목"과 "교수형에 처하는 것"이라는 양쪽 끝 사이에 놓일 때에만 뜻이 확정된다. 비유의 해독은 언제나 전후 문맥이라는 좌표계 안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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