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 언어이해

2025 LEET 언어이해 13~15

공리의 극대화와 개인의 권리 사이에서 충돌하는 공리주의의 도덕적 딜레마

Arbbrief Editorial2026년 5월 12일·18분 읽기·무료 공개
2025 LEET 언어이해 13~15Photo · Arbbrief Editorial

규칙은 언제 권리가 되는가

공리주의와 권리의 관계를 다루는 지문이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수험생은 고개를 끄덕인다. 익숙한 주제다. 그러나 이 세트가 실제로 시험하는 것은 "공리주의가 권리와 양립 가능한가"라는 물음 자체가 아니다. 그 물음에 대한 네 가지 서로 다른 응답이 각각 어떤 조건 아래서 성립하며, 그 조건이 뒤집힐 때 결론이 어떻게 전복되는지를 추적하는 능력, 그것이 이 세트의 진짜 과제다. 표면의 주제는 윤리학이지만, 심층의 과제는 조건부 논증의 방향을 정밀하게 읽는 것이다.

설계도로서의 지문

이 지문은 요약되기를 거부한다. 단락별로 쪼개면 "피시킨은 이렇게 말했고, 라이언스는 저렇게 말했고"라는 나열이 되는데, 그렇게 읽는 순간 이 텍스트의 진짜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 지문의 설계는 나열이 아니라 단계적 정교화다.

첫 단락은 공리주의의 원칙을 놓고 그 원칙이 권리와 충돌하는 극단적 사례(장기 이식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것은 논증의 출발점이자, 이후 네 명의 학자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응답할 공통의 대상이다. 피시킨과 라이언스는 이 충돌에 대해 서로 다른 각도에서 공리주의를 비판한다. 피시킨은 권리의 존재를 선험적으로 전제한 뒤, 공리주의가 경험적 결과에 의존하는 한 권리의 토대가 될 수 없다고 공격한다. 라이언스는 다른 길을 택한다. 그는 권리가 단순한 이익이 아니라 "논변이 넘어야 하는 장벽"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며, 공리주의가 이 장벽의 존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논박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공리주의는 퇴장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지문은 여기서 반전을 만든다. 브란트가 등장하여 "부정합성은 행위 공리주의에만 있을 뿐"이라고 선을 긋고, 규칙 공리주의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규칙 공리주의에서 도덕률은 "그것을 채택했을 때 더 큰 공리를 산출하는 경우에만" 옳다. 개별 행위가 아니라 규칙 자체를 공리의 저울에 올리는 것이다. 이 전환은 강력해 보인다. 그러나 라이언스가 즉각 재비판한다. 규칙을 유지할 이유가 있다는 것과 규칙을 준수할 이유가 있다는 것은 같지 않다는 것이다. 공리에 대한 위협 없이도 규칙을 위반할 수 있다면, 규칙 공리주의는 결국 규칙에 구속력을 부여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헤어가 등장하여 직관적 수준과 비판적 수준이라는 이중 구조를 제안한다. 직관적 수준에서 권리는 도덕 원리로서 규범적 힘을 발휘하고, 비판적 수준에서는 행위 공리주의적 계산이 작동하되, 인간의 오류 가능성 때문에 "직관을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는 실천적 권고로 마무리된다.

이 지문의 건축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이렇다. 비판, 반론, 재비판, 조정이라는 네 단계가 하나의 논증 지도를 이루되, 각 단계는 바로 앞 단계의 약점을 정확히 타격하도록 배치되어 있다. 독자가 이 지도의 전체 윤곽을 잡지 못하면, 개별 학자의 입장을 알더라도 학자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추론할 수 없다.

이 세트가 가르는 단 하나의 지점: 조건부 정당화의 방향성

세 문항 전체를 관통하는 판단 지점은 하나다. 이 지문에 등장하는 모든 입장은 각기 다른 조건 아래서만 성립하며, 선지는 그 조건의 방향을 미세하게 비틀어 독자의 판단을 시험한다.

브란트의 규칙 공리주의는 "채택했을 때 더 큰 공리를 산출하는 경우에만" 도덕률이 옳다고 본다. 이 "경우에만"이라는 세 글자가 결정적이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도덕률은 옳지 않고, 따라서 그 도덕률이 보호하던 권리도 보호받지 못한다. 헤어의 체계에서 부정합성은 비판적 수준에서만 발생하고 직관적 수준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 "~에서만"이라는 한정이 뒤집히면, 헤어의 이론 전체가 다른 모양이 된다. 피시킨의 비판은 "경험적 문제"에 의존하는 것이 권리의 토대가 될 수 없다는 구조인데, 이 "경험적"이라는 한정사를 놓치면 피시킨의 논변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추적할 수 없다.

세 문항 모두에서, 정답과 오답을 가르는 것은 이런 조건절의 방향이 보존되었는가, 아니면 뒤집혔는가이다.

문항의 해부

13번은 외견상 단순한 내용 확인 문항이지만, 정답에 도달하려면 함의를 추출해야 한다. "권리 침해를 옹호하는 논변이 넘어야 하는 문턱을 제공한다"는 라이언스의 서술에서, 그 문턱을 넘는 데 성공하면 권리 침해를 옹호하는 논변이 성립한다는 귀결을 끌어내야 한다. 지문이 직접 "문턱을 넘으면 권리 침해가 용인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독자가 조건절의 구조를 복원하여 도출해야 하는 결론이다.

이 문항에서 가장 정교한 매력 오답은 "공리와 권리 간의 부정합성은 비판적 수준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선지다. 헤어의 두 수준 이론을 읽은 수험생이라면 "직관적 수준에서는 권리가 보호되고, 비판적 수준에서는 침해될 수 있다"는 대강의 인상을 가질 것이다. 그런데 이 인상만으로는 부정합성이 정확히 어느 수준에서 발생하는지를 확정할 수 없다. "권리 침해가 최적의 행위라고 결론이 난다면, 일관된 공리주의자의 입장에서는 권리의 침해가 도덕적으로 옳다"는 서술이 비판적 수준에 귀속된다는 것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 부정합성의 소재가 직관적 수준인지 비판적 수준인지, 그 귀속을 한 단계만 어긋나게 기억하면 이 선지가 옳아 보인다. 지문은 두 수준의 이름("직관적", "비판적")이 표면적으로 비슷한 무게를 가지도록 배치하여, 어느 쪽에 무엇이 걸려 있는지를 흐리게 만든다.

14번은 각 학자의 입장에서 도출 가능한 논리적 귀결을 교차 추론하는 문항이다. 이 문항의 핵심은 정답인 마지막 선지에 있다. "헤어는 권리가 가지는 논증의 문턱이 직관적 수준에서는 규범적 힘을 발휘하기에 너무 높다고 비판받을 것이다"라는 진술은, 라이언스의 개념(논증의 문턱)과 헤어의 체계(직관적 수준에서 권리의 지위)를 결합하여 판단해야 하는 합성 과제다. 헤어의 체계에서 직관적 수준의 도덕 원리는 위반 시 죄의식과 회한을 수반할 만큼 강한 규범적 힘을 갖는다. 권리가 이 도덕 원리의 일종이라면, 논증의 문턱은 직관적 수준에서 "충분히 높다"는 것이 정확한 추론이다. 그런데 선지는 "너무 높다"고 한다. "충분히 높다"와 "너무 높다"는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 같지만, 함의가 정반대다. 충분히 높다는 것은 권리가 규범적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고, 너무 높다는 것은 그 높이가 오히려 장애가 되어 규범적 힘이 발휘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 단어("충분히" 대 "너무")의 교체가 평가의 방향 전체를 전복시킨다.

15번은 도스토옙스키의 사고실험, 아기를 고문하여 인류의 행복을 실현한다는 극단적 시나리오에 각 학자의 입장을 대입하는 문항이다. 이 문항의 정답은 브란트에 관한 선지다. "아기의 행복을 존중하는 규칙을 채택하는 것보다 채택하지 않는 것이 더 큰 공리를 산출하더라도, 브란트는 아기의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 선지가 함정인 이유는 명확하다. 브란트의 규칙 공리주의에서 도덕률은 "채택했을 때 더 큰 공리를 산출하는 경우에만" 옳다. 선지가 제시하는 조건, 즉 "채택하지 않는 것이 더 큰 공리를 산출하는" 상황에서는 해당 도덕률이 옳지 않으므로 권리 존중의 의무도 성립하지 않는다.

이 선지가 매력적인 까닭은 지문의 다른 구절과 간섭하기 때문이다. "도덕률 위반 행위가 공리를 증가시키더라도 그 도덕률은 준수되어야 한다"는 서술을 읽은 수험생은, 브란트의 규칙 공리주의가 일단 채택된 규칙을 무조건 지킨다고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서술은 "도덕률이 옳은 경우", 즉 채택이 더 큰 공리를 산출하는 조건이 이미 충족된 상황에서만 적용된다. 조건이 역전된 상황에서도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읽으면, 브란트는 사실상 무조건적 권리 보호론자가 되어 버린다. 그것은 브란트가 아니라 브란트의 희화화다.

이 세트에 반복되는 오답의 문법

세 문항의 오답 설계를 가로지르는 공통 문법이 세 가지 보인다.

첫째, 조건의 역전이다. 지문이 "A인 경우에만 B가 성립한다"고 말할 때, 선지가 "A가 아닌 경우에도 B가 성립한다"고 재진술하는 구조다. 15번의 브란트 선지가 전형적이다. "경우에만"이라는 배타적 한정사는,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 결론도 성립하지 않음을 함축한다. 이 함축을 놓치면, 조건부 정당화가 무조건적 보호로 변환된다. 이 문법은 법학 지문에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 한하여" 같은 표현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조건절의 배타성을 읽는 것은 독해의 기초이면서, 놓치기 가장 쉬운 미세 기술이다.

둘째, 수준 귀속의 전도다. 하나의 이론 안에 두 개의 층위(직관적/비판적, 유지/준수)가 있을 때, 어떤 속성이 어느 층위에 귀속되는지를 바꿔치기하는 구조다. 13번의 "비판적 수준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선지, 14번의 "너무 높다"는 선지가 이 문법에 해당한다. 두 층위의 이름이 표면적으로 대칭적이기 때문에(직관적과 비판적, 유지와 준수), 독자는 어느 쪽에 어떤 속성이 걸려 있는지를 혼동하기 쉽다. 이 문법에 대한 방어는 각 층위에 속성을 하나씩 고정해 놓는 것이다. "직관적 수준에는 권리의 규범적 힘이 걸려 있고, 비판적 수준에는 부정합성이 걸려 있다"는 식으로.

셋째, 약한 인정을 부정으로 미끄러뜨리기다. 행위 공리주의는 규칙을 "대략의 규칙"으로 인정한다. 이것은 규칙 공리주의나 헤어의 도덕 원리에 비하면 약한 지위이지만, 인정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대략의"라는 한정어가 "약한 인정"에서 "부정"으로 미끄러지는 의미적 유인을 제공한다. 이 문법은 법적 텍스트에서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를 "허용하지 않는다"로 읽어 버리는 오류와 동형이다.

이 세트가 남기는 독해 루틴

첫째, 지문에서 "~인 경우에만", "~할 때에 한하여", "~하는 한에서" 같은 배타적 한정사를 만나면,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의 귀결을 즉시 역으로 확인한다. "A인 경우에만 B"를 읽었다면, "A가 아니면 B가 아니다"를 옆에 적어 두는 것이다. 선지가 이 역을 뒤집는 경우가 빈번하다.

둘째, 하나의 이론 안에 두 개 이상의 층위가 등장하면, 각 층위에 걸린 속성을 짝지어 고정한다. "X 수준에는 P가, Y 수준에는 Q가 귀속된다"는 대응표를 머릿속에 세워 놓으면, 선지가 P를 Y 수준에 이식하거나 Q를 X 수준에 옮겨 놓았을 때 즉각 감지할 수 있다.

셋째, 복수의 학자가 비판과 반론의 연쇄를 이룰 때, 각 단계의 비판이 "바로 앞 단계의 어떤 약점을 타격하는가"를 한 줄로 요약한다. 이 요약이 있어야 14번 유형의 문항, 즉 "이 사람은 저 사람의 비판에 동조할 것인가"라는 교차 추론 과제를 처리할 수 있다. 학자 이름만 기억하고 비판의 방향을 기억하지 못하면, 논증 지도 위에서 길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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