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LEET 추리논증 1
구별의 기준, 제재의 주체, 선호의 이유: 규범적 통제의 분석적 독해
2026학년도 추리논증 1번은 표면적으로 사회학자 갑의 견해를 소개하는 규범 영역 문항이다. 직접통제와 간접통제라는 한 쌍의 개념, 간접통제 내부의 재분류(법규범 활용 방식과 사회적 의미 활용 방식), 그리고 통제 방식들 사이의 선호 관계가 하나의 짧은 문단에 겹쳐져 있다. 그러나 이 문항이 실제로 요구하는 작업은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세 층위로 포개진 논리 구조를 각자의 자리로 되돌려놓는 일이다. 정의의 경계는 어디에 그어지며, 그 경계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한 견해가 다른 견해보다 선호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구별 기준과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규범적 제재는 누구를 향하고 있으며, 그 제재가 향하는 사람은 통제의 목표가 겨냥하는 사람과 반드시 일치하는가. 이 세 물음은 서로 독립적이지만, 지문은 이들을 한 호흡에 묶어 제시한다.
세 층위의 포개짐
지문의 첫 문장은 갑의 구분 기준으로 세 요소를 열거한다. 통제수단의 종류, 통제수단이 통제대상자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방식, 통제대상자의 행동선택권 자체에 대한 제한의 유무. 이어지는 두 문장은 직접통제와 간접통제를 각각 정의한다. 마지막 두 문장은 갑이 간접통제를 선호하는 이유, 그리고 간접통제 내부에서 사회적 의미 방식을 더 중시하는 이유를 밝힌다. 요컨대 지문에는 구별의 기준, 범주의 정의, 선호의 근거라는 세 이질적 층위가 선후 없이 나란히 배열된다. 개념적으로 독립된 세 층위가 문법적으로 연속된 문장들에 담기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이들을 뭉뚱그려 처리하게 된다. 이 혼융의 가능성이 문항의 설계 동력이다.
여기서 결정적인 장치가 간접통제의 정의에 박혀 있다. 갑은 간접통제를 "법규범 또는 그 밖의 방법을 수단으로 통제대상자 이외의 대상에게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통제대상자의 행동을 유도하거나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정한다. 이 문장의 심장은 "통제대상자 이외의 대상"이라는 구절이다. 이 구절이 명시하는 바는, 직접/간접 판정을 위해서는 먼저 통제의 목표가 겨냥하는 사람(통제대상자)과 제도적 수단이 실제로 작용하는 사람(수범자)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주체가 일치하면 직접통제, 분리되면 간접통제이다. 문항의 모든 적용 과제는 결국 이 두 주체의 식별 작업으로 환원된다.
정오의 경계
이 문항의 정답과 매력 오답을 가르는 판단 지점은 이중적이다. 하나는 주체 식별에 관한 것이다. 법적 제재의 외형이 누구에게 내려지는지가 아니라, 통제의 목표가 본래 누구의 행위를 겨냥하는지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형벌이나 의무 같은 강한 법적 언어가 등장하는 조치를 자동으로 직접통제로 분류하는 반사적 판단에 이끌리게 된다. 다른 하나는 기능적 자리의 식별에 관한 것이다. 지문에 등장하는 각 개념은 '구별 기준'의 자리에 놓이거나 '선호 이유'의 자리에 놓이는데, 이 두 자리는 서로 교환될 수 없다. 특정 요소가 한쪽 자리에서 기능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다른 쪽 자리에서도 기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두 매력 오답의 해부
두 매력 오답은 이 두 경계를 각각 파고든다. 대칭적으로 다른 종류의 함정이다.
첫 번째 함정은 주체 식별의 경계를 공격한다. 낙태 사례는 두 조치를 병치한다. 의료보험혜택 배제와 산부인과 의사 형사 처벌. 통제의 목표는 두 경우 모두 임신부의 낙태 행위에 놓인다. 첫 번째 조치에서는 임신부 본인의 경제적 부담을 조정하여 행위를 유도하되 행위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으므로, 간접통제 정의에 어렵지 않게 포섭된다. 진짜 문제는 두 번째 조치에 있다. 형벌을 받는 사람은 의사이지만, 통제의 목표는 여전히 임신부에게 있다. "형법으로 처벌"이라는 표현이 풍기는 법적 강도는 판단을 "이것은 분명히 직접통제다"라는 결론으로 몰아간다. 강한 제재, 명시적 금지, 법적 의무의 외관이 모두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강제력은 통제대상자(임신부)가 아닌 매개자(의사)에게 가해지고 있다. 의사의 시술을 처벌함으로써 시술의 공급이 축소되고, 그 결과로 임신부의 낙태 행위가 제한되는 우회 경로가 형성된다. 정의를 다시 읽으면, 이 조치는 오히려 간접통제의 정의에 정확히 부합한다. 첫 번째 보기는 앞부분의 간접통제 판정은 옳게 해놓고 뒷부분에서 이를 직접통제로 뒤집음으로써, 독해의 마지막 순간에 덫을 놓는다. 하나의 문장 안에 올바른 판정과 잘못된 판정을 동거시킴으로써, 앞의 정합성이 뒤의 오류를 가려주는 심리적 효과까지 노린 설계이다.
두 번째 함정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갑이 사회적 의미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로 "통제대상자의 행동선택권 자체를 덜 제한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제시된다. 이 명제는 언뜻 그럴듯하다. 사회적 평가를 매개로 한 행동 유도는 법적 금지보다 행위자의 자율 공간을 덜 침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문을 정밀히 읽으면, 행동선택권에 대한 제한 유무는 갑이 직접통제와 간접통제를 구별하는 기준 중 하나로 제시한 요소이다. 이 요소가 간접통제 내부에서 사회적 의미를 법규범보다 선호하는 이유로 제시된 적은 어디에도 없다. 갑이 명시적으로 밝힌 선호의 이유는 오로지 하나, 효과성이다. 이 보기는 지문에 실제로 등장하는 개념을 엉뚱한 기능적 자리에 끼워 넣음으로써 오류를 만든다. 구별 기준이 선호 이유로 전치되는, 구조적 자리 바꿔치기이다. 세 층위가 포개진 지문이 이 치환을 얼마나 자연스러워 보이게 만드는지가 이 함정의 힘이다.
세 번째 보기가 정답으로 성립하는 경로는 앞의 두 함정을 우회해 지나간다. 통제의 목표는 매수인의 계약 체결 행위에 놓인다. 법은 그러나 매수인이 아닌 매도인에게 고지의무를 부과한다. 매도인을 경유하여 표준계약서와의 차이점이 매수인에게 전달되고, 그 정보가 매수인의 비교와 판단을 유도하여 궁극적으로 계약 체결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통제대상자(매수인)와 의무부과 대상(매도인)이 명시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그 사이에 정보의 매개 경로가 삽입된 구조. 간접통제 정의의 교과서적 번역이라 할 만하다. 앞의 두 보기에서 주체 식별을 흐리거나 기능적 자리를 바꿔치기하는 조작을 견뎌낸 독자에게, 이 보기는 거의 정의 그 자체를 풀어 쓴 문장으로 다가온다.
이행 가능한 독해의 세 단계
이 문항이 남기는 자세는 절차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규범적 장치가 제시될 때 통제의 목표 대상과 제재·의무의 수범자를 문장 단위로 분리해 표시한다. 둘이 같으면 직접, 다르면 간접이라는 판정은 이 분리 작업이 선행되어야만 작동한다. 강한 법적 언어(형벌, 의무, 금지)에 자동으로 '직접'을 매기는 반사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 제재의 무게와 통제의 직접성은 같은 차원에 놓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지문에 제시된 각 개념이 어떤 기능적 자리를 점유하고 있는지를 추적한다. 같은 개념이 구별 기준의 자리에도, 정의 내부의 자리에도, 선호 이유의 자리에도 나타날 수 있지만, 한 자리에서의 기능이 다른 자리에서의 기능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선지가 어떤 개념을 한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옮겨 놓았다면, 그 이동의 정당성을 지문이 뒷받침하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셋째, 정의 문장에 박힌 한정어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통제대상자 이외의 대상"에서 "이외의"라는 두 글자가 이 문항의 전체 판정을 좌우한다. 규범 텍스트의 정의 문장에서 한정어는 장식이 아니라 판정의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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