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 언어이해

2026 LEET 언어이해 13~15

Arbbrief Editorial2026년 4월 29일·21분 읽기·무료 공개
2026 LEET 언어이해 13~15Photo · Arbbrief Editorial

불가능의 두 종류, 혹은 결론이 같다고 논증이 같지는 않다는 것에 관하여

2026학년도 LEET 언어이해 13~15번 세트는 표면적으로 인식론의 고전적 쟁점 하나를 다룬다. 인간은 원하는 대로 믿을 수 있는가. 이른바 인식적 수의주의와 불수의주의의 대립이다. 그러나 이 세트가 실제로 시험하는 것은 그 대립 자체가 아니다. 출제자가 겨누는 곳은 한 단계 위에 있다.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논변들이 과연 같은 것인가, 그리고 그 차이가 언제 실질적 판정의 차이로 전화(轉化)하는가. 이 물음을 정밀하게 포착하지 못하면 세 문항 가운데 최소 하나에서 반드시 발이 걸린다.

지문이 짓는 건물

지문의 건축을 살펴보자. 첫 단락은 쟁점을 세운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고 상상하는 것은 원하면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참이라고 실제로 믿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직관에서 출발하여, 수의주의("최소한 어떤 믿음은 뜻대로 즉각적으로 가질 수 있다")와 불수의주의("그런 믿음은 없다")를 정의한다. 여기서 이미 두 가지 장치가 심어진다. 하나는 "즉각적으로"라는 시간 조건이고, 다른 하나는 "최소한 어떤"이라는 양화 범위이다. 둘 다 나중에 함정으로 작동하지만, 초독 시에는 정의의 부속물처럼 스쳐 지나가기 쉽다.

둘째 단락은 칸트의 당위-능력 원칙을 경유하여, 이 논쟁이 단순한 심리학적 호기심이 아니라 의무와 책임의 귀속이라는 실천적 쟁점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불수의주의가 옳다면 우리는 타인의 믿음을 비난할 근거를 잃는다. 이 단락은 수의주의 쪽이 일상적 언어 관행(사람들은 실제로 믿음을 비난한다)과 더 정합적이라는 함의를 남기되, 그 함의를 명시적으로 진술하지 않는다. 독자 스스로 논리적 귀결을 따라가야 비로소 보이는 구조이다.

셋째 단락부터 다섯째 단락까지가 이 세트의 핵심 구간이다. 세 명의 철학자가 각각 불수의주의를 옹호하는 논변을 제시하는데, 결론은 하나같이 "수의적 믿음은 불가능하다"이다. 올스턴은 거짓이 분명한 명제를 뜻대로 믿을 수 없다는 경험적 관찰에서 출발한다. 증거가 대등한 경우에도 진정한 믿음이 생겼다면 그것은 한쪽이 조금이나마 더 그럴듯해 보였기 때문이지, 의지로 선택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윌리엄스는 다른 길을 간다. 수의적으로 믿는다는 것은 명제의 참·거짓 여부와 무관하게 믿을 수 있는 능력을 전제하는데, 그 능력을 행사했다면 자신이 그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믿음이란 개념상 참이라고 여기는 것이므로, 자기 믿음이 참 여부와 무관하게 형성되었다고 자각하는 것은 개념적으로 불가능하다. 히로니미는 수의적 행위와 믿음 각각의 정의에서 출발한다. 수의적 행위란 실천적 이유에 따라 즉각 수행될 수 있는 것이고, 믿음이란 "p가 참인가?"라는 의문을 해결함으로써 갖게 되는 태도이다. 이 두 정의를 결합하면, 수의적으로 믿는다는 것은 내용의 참 여부와 무관한 이유(히로니미가 '태도 관련 이유'라 부르는 것)에 따라 "p가 참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능력을 요구하게 되는데, 그런 능력은 있을 수 없다.

여기서 지문의 설계 의도가 드러난다. 세 논변은 동일한 결론에 수렴하지만, 올스턴의 논변은 인간 심리라는 사실적 토대 위에 서 있고, 윌리엄스와 히로니미의 논변은 믿음과 수의성이라는 개념 자체의 구조에 기대어 있다. 전자가 말하는 불가능은 사실상의 불가능이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심리적 한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원리적으로 그 한계를 넘는 존재에게는 열려 있을 수 있다. 후자가 말하는 불가능은 개념상의 불가능이다. 둥근 사각형이 불가능하듯, 믿음이라는 개념의 내적 구조가 수의적 형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므로, 아무리 초월적인 존재라 해도 이 불가능은 극복되지 않는다. 지문은 이 차이를 직접 대비하는 문장을 두지 않는다. 올스턴에게는 "인간 심리에 근거해"라는 수식어를, 윌리엄스에게는 "믿음의 개념 분석에 기반한"이라는 도입부를, 히로니미에게는 "정의에 기반해"라는 표현을 각각 배치할 뿐이다. 독자가 이 수식어들의 차이를 하나의 분류 기준으로 종합해야 비로소 세 논변의 지위 차이가 보인다.

세 문항이 공유하는 단 하나의 판단 지점

이 세트의 모든 변별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축 위에 놓여 있다. 그것을 논증의 지위(地位)라 부를 수 있다. 같은 결론을 내리는 논변들이 각각 어떤 종류의 근거 위에 서 있는가를 읽어내는 능력이다. 확인 문항에서는 "모든 불수의주의자가 심리적 근거로 반대한다"는 전칭 진술이 이 축을 겨누고, 추론 문항에서는 수의주의 정의의 양화 범위를 정확히 읽는 것이 이 축의 전제가 되며, 적용 문항에서는 경험적 논변과 개념적 논변의 차이가 극한 사례(초인적 존재)에 대한 판정을 갈라놓는다. 세 문항은 이 축의 서로 다른 단면을 절개하고 있을 뿐이다.

확인 문항: 정의 안에 숨은 조건어와 양화사

13번은 지문 전반의 정보를 확인하는 문항이다. 정답으로 가는 가장 빠른 경로는 첫 단락의 두 문장을 겹쳐 읽는 것이다. "그렇게 상상하거나 또는 그렇게 믿는 듯이 행동하는 것은 원하기만 하면 할 수 있다"와 "원한다고 해서…실제로 믿을 수 있을까?"를 합치면, 원하는 대로 상상하기는 가능하지만 원하는 대로 믿기는 그렇지 않다는 비교가 성립한다. 이 재진술을 포착하면 정답에 도달한다.

이 문항에서 더 흥미로운 것은 오답들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오래 걸리더라도 자기 뜻대로 변화시킨 믿음은 수의적이다"라는 선지는 수의적 믿음의 정의에서 "즉각적으로"라는 시간 조건을 탈락시킨다. "자기 뜻대로"라는 부분만 남겨두면 장기적 변화까지 수의적 범주에 포섭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문은 올스턴의 입을 빌려 간접적 영향이 수의적 변경이 아님을 명시적으로 선언한다. 정의 안의 조건어 하나가 전체 외연을 규정하는 전형적인 구조이다. 한편 "모든 불수의주의자는 심리적 근거에 기반해 수의주의에 반대한다"는 선지는 올스턴에게만 해당하는 속성을 세 사람 전체로 확장한다. 세 논변의 결론이 같다는 사실이 이 확장을 그럴듯하게 만든다. 결론의 동일성이 근거의 이질성을 삼켜버리는 것이다.

추론 문항: 대칭 구문이 만드는 착시

14번은 수의주의와 불수의주의 양 입장의 정의, 전제, 상호 관계를 정밀하게 비교하도록 요구한다. 가장 정교한 함정은 "㉠은 모든 믿음이 수의적이라고, ㉡은 모든 믿음이 불수의적이라고 주장한다"는 선지에 있다. 이 선지가 매력적인 이유는 구문의 대칭성에 있다. "㉠은 모든…㉡은 모든…"이라는 병렬 구조가 양쪽 모두에 동일한 양화사를 부여하며, 특히 불수의주의 쪽("모든 믿음이 불수의적")은 실제로 정확하다. "그런 믿음은 없다"가 곧 "모든 믿음이 불수의적이다"와 동치이기 때문이다. 한쪽이 맞으면 대칭 구문 전체가 맞는 것처럼 느껴지는 착시가 발생한다. 그러나 수의주의의 정의는 "최소한 어떤 믿음은"이라는 존재 양화로 한정되어 있다. 존재칭을 전칭으로 바꾸는 것은 미세하지만 치명적인 편집이다.

이 문항이 드러내는 읽기의 원리가 있다. 대립하는 두 입장이 제시될 때, 독자는 자연스럽게 두 입장을 거울상으로 파악하려 한다. A가 "모든 X는 P이다"라고 주장하면, B는 "모든 X는 비-P이다"라고 주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논쟁에서 두 입장의 양화 범위가 대칭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적어도 하나는 그렇다"와 "하나도 없다"는 완전히 정합적인 대립이다. 이 비대칭을 읽어내는 것이 이 문항의 과제이다.

적용 문항: "참을 목표로 한다"는 말의 조작적 정의

15번은 보기에 등장하는 갑의 사례에 세 철학자의 논변을 각각 적용하는 문항이다. 갑은 합격 근거와 불합격 근거가 대등한 상황에서, 합격한다고 믿으면 덜 긴장해서 실제로 합격할 것이라 생각하고, 합격 믿음을 가지기로 한다. 이 사례는 세 논변 각각의 적용 결과가 달라지도록 정밀하게 설계되어 있다. 올스턴의 관점에서는, 갑이 정말로 합격을 믿게 되었다면 그것은 합격 쪽 근거가 미세하게나마 더 그럴듯해 보였기 때문이다. 윌리엄스의 관점에서는, 갑이 참·거짓과 무관하게 합격 믿음을 갖는다면 그것은 개념적으로 있을 수 없는 능력을 행사하는 셈이 된다.

이 문항의 정답은 히로니미의 논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 히로니미에 따르면, 믿음이란 "p가 참인가?"라는 의문을 해결함으로써 갖게 되는 태도이며, 이런 의미에서 참을 목표로 하는 태도이다. 여기서 "참을 목표로 한다"는 표현에 주의해야 한다. 이것은 일상어의 뜻, 즉 "명제의 내용을 현실에서 실현하려 한다"는 뜻이 아니다. 히로니미가 이 표현에 부여한 의미는 훨씬 좁고 기술적이다. "p가 참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려는 인식적 탐구의 산물이라는 뜻이다. 갑이 합격 믿음을 갖기로 한 것은 "합격한다고 믿으면 실제로 합격할 것"이라는 실용적 계산에 따른 것이지, "내가 합격하는가?"라는 물음의 인식적 해결이 아니다. 선지 하나가 이 차이를 "참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점에서 갑의 믿음은 참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는 구문으로 등치시키는데, 여기서 "참으로 만들려고 한다"(실천적 행위)와 "참을 목표로 한다"(인식적 태도)는 표면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범주에 속한다. 지문은 이 차이를 명시적으로 대비해 주지 않는다. 히로니미의 정의 문장을 정확히 파지하고, 그 정의의 경계 바깥에 선지의 서술이 놓여 있음을 독자 스스로 분별해야 한다.

같은 문항에서, "설사 초인적인 존재라고 해도 수의적으로 형성한 것은 아니다"라는 선지는 세 논변의 지위 차이를 정면으로 묻는다. 올스턴의 논변이 인간 심리의 한계에서 출발하는 경험적 주장이라면, 초인적 존재에게는 반드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윌리엄스와 히로니미의 논변은 믿음이라는 개념 자체의 구조에서 불가능성을 도출한다. 개념의 구조는 능력의 크기와 무관하므로, 초인이라 해도 이 불가능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선지를 정확하게 판정하려면, "결론이 같다"는 사실 뒤에서 논증의 기반이 질적으로 갈라진다는 것을 이미 읽어 두어야 한다.

오답이 공유하는 문법

세 문항을 관통하는 오답 설계의 공통 원리를 세 가지로 추출할 수 있다.

첫째, 조건어 탈락에 의한 외연 확장이다. 정의에 포함된 부사나 한정어 하나를 빼면 개념의 적용 범위가 달라진다. "즉각적으로"를 빼면 장기적 변화까지 수의적이 되고, "최소한 어떤"을 "모든"으로 바꾸면 수의주의는 자신이 주장하지 않은 것을 주장하는 입장이 된다. 정의를 읽을 때, 핵심 술어뿐 아니라 그 술어를 한정하는 부속어까지 함께 읽는 습관이 이 함정에 대한 유일한 방어이다.

둘째, 결론의 동일성이 근거의 이질성을 은폐하는 구조이다. 세 철학자 모두 "수의적 믿음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기 때문에, 독자는 세 논변을 같은 종류의 것으로 묶으려는 관성에 빠진다. 그러나 같은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사실이 같은 길을 걸었다는 뜻은 아니다. 논변의 결론이 아니라 논변의 전제와 추론 경로를 각각 따로 추적해야, 극한 사례에 대한 적용 결과가 갈라질 때 올바른 판정을 내릴 수 있다.

셋째, 조작적 정의와 일상적 의미 사이의 미세한 간극이다. 학술 텍스트에서 익숙한 표현이 기술적 정의를 부여받으면, 그 정의의 경계는 일상적 용법보다 좁거나 다른 방향으로 잘려 있는 경우가 많다. "참을 목표로 한다"는 일상적으로 "참이 되게 하려 한다"와 거의 구별 없이 쓰이지만, 히로니미의 정의 안에서는 전자가 인식적 태도를, 후자가 실천적 행위를 가리키며, 이 둘은 겹치지 않는다. 지문이 이 차이를 명시적으로 대비해 주지 않을 때, 독자는 정의 문장의 조건절("~함으로써 갖게 되는")을 풀어 읽어 스스로 경계를 복원해야 한다.

이 세트가 남기는 점검 루틴

이 세트에서 얻을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독해 습관은 다음과 같다.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복수의 논변이 제시될 때, 결론을 확인한 뒤 곧바로 각 논변의 전제가 어떤 종류의 주장인지를 표시하라. "이것은 인간이 사실상 그렇다는 관찰인가, 아니면 개념의 구조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분석인가?" 이 질문 하나를 던지는 것만으로, 경험적 논변과 개념적 논변의 적용 범위 차이가 가시화된다. 그리고 개념에 조작적 정의가 부여될 때, 정의 문장 안의 조건절(~에 의해, ~함으로써, ~하는 한에서)을 별도로 밑줄 치고, 그 조건절이 배제하는 영역이 무엇인지를 한 문장으로 적어 두라. 선지가 그 배제 영역에 속하는 사례를 정의 안으로 끌어들이려 할 때, 밑줄 친 조건절이 방어선으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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