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LEET 추리논증 2
확장과 예외: 세 법안이 그리는 두 방향, 그리고 적용 대상의 함정
위치 짓기
표면적으로 이 문항은 군인의 순직 판정 제도를 다룬다. 현행 제도가 하나 있고, 그것을 개정하려는 세 개의 법안이 있다. 각 법안을 세 가지 사례에 적용했을 때 결과가 어떻게 갈라지는지 추적하라는 것이 과제의 겉모습이다.
그러나 문항이 실제로 시험하는 것은 다른 층위에 있다. 공통의 원칙 위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얹힌 변주를 읽어내는 능력, 그 변주가 각각 어떤 방향으로 규칙의 공간을 넓히거나 좁히는지를 식별하는 능력, 그리고 규칙이 누구에게 적용되는가를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는 능력. 세 법안이 공유하는 것과 달리하는 것을 분리해내지 못하면 이 문항은 풀리지 않는다.
구조의 해부
세 법안은 하나의 공통 핵을 공유한다. "의무복무자로서 복무기간 중 사망한 군인은 순직자로 본다"라는 문장이 그것이다. 이 문장은 법안 1 전체를 이루며, 법안 2와 법안 3의 첫 문장에도 동일하게 등장한다. 이 공통 핵이 세 법안을 한자리에 묶는다.
공통 핵에서 갈라지는 방향은 두 갈래이다. 법안 2는 여기에 "전역 후 군복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사유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를 추가함으로써 순직 인정의 시간적 범위를 복무기간 바깥으로 확장한다. 법안 3은 반대로 "자신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사망한 경우"에 단서를 둠으로써, 복무기간 중 사망이라 하더라도 순직에서 배제될 수 있는 통로를 연다. 하나는 바깥쪽으로 벽을 밀어내고, 다른 하나는 안쪽에 구멍을 낸다. 한쪽은 확장이고 다른 쪽은 예외이며, 두 방향은 서로 독립이다.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되는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세 법안은 모두 "의무복무자"만을 적용 대상으로 삼는다. 법안이 손대지 않은 영역, 즉 직업군인에 대한 판정은 여전히 현행 제도를 따른다. 현행 제도는 "복무 중 사망"과 "군복무 관련성"이라는 이중 조건을 요구하며, 전역 후 사망에 대한 별도의 통로가 없다. 이 점은 지문이 특별히 부각하지 않는다. "현재는 두 종류의 군인 모두 군복무 중 사망한 경우"라는 한 문장 안에 조용히 놓여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조용한 사실이 〈보기〉 ㄴ의 함정을 떠받치는 구조물이다.
정오의 경계
이 문항의 정오를 가르는 지점은 한 곳이 아니다. 두 곳이다.
첫째는 법안 3 단서의 양화사이다. 단서는 "판정한다"가 아니라 "판정할 수 있다"로 쓰여 있다. 필연이 아니라 가능이다. 이 미세한 기호 차이가 정답 보기의 "될 수 있다", "아닐 수도 있다"라는 양화사와 정확히 맞물리며, 단정형으로 번역된 추론을 모두 밖으로 밀어낸다.
둘째는 적용 대상의 불확정성이다. 〈보기〉가 "군인"이라는 일반명을 쓸 때, 그 군인이 직업군인인지 의무복무자인지를 지문이나 〈보기〉가 명시하지 않았다면, 세 법안의 사정권 안에 그 군인이 있다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 법안은 오직 의무복무자에 대해서만 말하기 때문이다. 이 한정을 무심코 벗겨낸 순간, 법안의 문언은 군인 전체를 향한 일반 규정처럼 읽히기 시작한다.
〈보기〉의 해부
ㄱ은 이 구조의 비대칭성을 정확히 건드린다. 법안 1과 법안 2 아래에서 의무복무자는 복무기간 중 사망했다면 예외 없이 순직자가 된다. 따라서 그 체제에서 일반사망자로 판정된 군인이 있다면, 그 군인은 법안의 사정권 바깥, 즉 직업군인일 수밖에 없다. 반면 법안 3은 단서를 통해 의무복무자 역시 예외적으로 일반사망자로 갈 통로를 열어둔다. 따라서 법안 3 아래에서 일반사망자로 판정된 군인이 반드시 직업군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직업군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진술은 이 예외 통로가 열려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성립한다. 단서의 "할 수 있다"가 선지의 "아닐 수도 있다"와 양화사 수준에서 정합한다는 점이 여기서 관건이다.
ㄴ이 이 문항에서 가장 정교한 함정이다. 군인이 군복무로 인하여 질병을 얻고 전역 후 그 질병으로 사망했다는 서술은, 법안 2의 "전역 후 군복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사유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에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문언의 대응이 선명하기 때문에 "법안 2에 따르면 순직자가 된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 추론이 성립하려면 먼저 이 "군인"이 의무복무자여야 한다. ㄴ의 서술은 그 사실을 특정하지 않았다. 만약 이 군인이 직업군인이라면, 법안 2는 아예 그에게 적용되지 않고, 직업군인에 대해서는 현행 제도가 그대로 작동한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전역 후 사망이 순직으로 인정될 여지가 없다. 문언의 대응이 선명할수록 적용 대상에 관한 점검이 흐려지기 쉽다는 역설이 여기서 발생한다. ㄴ이 "법안 2에 따르면 순직자가 된다"고 단정하는 순간, 그 단정은 의무복무자라는 전제를 암묵적으로 끼워 넣은 것이며, 그 전제는 지문이 보장해주지 않는다.
ㄷ은 두 겹의 확인을 요구한다. 먼저 휴가가 복무기간에 속하는지를 판정해야 한다. 군인의 휴가는 군복무 중에 부여받은 것이므로 복무기간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확인이 없으면 법안 1과 법안 2에서 "복무기간 중 사망"이라는 조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 첫 절의 "순직자가 된다"는 판정이 무너진다. 다음으로 법안 3의 단서가 교통사고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교통사고가 의무복무자 자신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위법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음주운전이나 중대한 교통법규 위반이 그러하다. 단서가 "판정할 수 있다"의 양태로 열려 있으므로, "순직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 진술은 이 열려 있음과 정확히 맞물린다. ㄱ과 ㄷ이 모두 이 가능 양태의 대응을 통과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 점에서 두 보기는 같은 방향 위에 놓인 두 사례이다.
이행 가능한 교훈
공통의 원칙을 가진 복수의 규칙이 나란히 놓일 때, 각 규칙이 공통 원칙의 어느 방향으로 변주되었는지를 두 벡터로 분리해 표기하는 습관을 들인다. 한쪽은 "범위 확장", 다른 쪽은 "예외 배제". 이 두 방향은 서로 독립이며, 한 법안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 있는지를 먼저 고정해두면 이후의 사례 적용에서 혼선이 줄어든다.
둘째, 규칙의 적용 대상을 문언에서 색으로 표시하듯 따로 분리해낸다. "의무복무자로서"처럼 주어 자리에 놓인 한정 어구는 규칙 전체의 사정권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장치이며, 사례 서술이 이 한정을 명시하지 않았다면 그 사례는 해당 규칙의 사정권 바깥에 있을 수 있다는 전제를 먼저 세운다. 문언이 사례와 표면적으로 잘 맞아 보일수록 이 분리 점검은 더 엄격해져야 한다. 함정은 대개 대응이 선명한 자리에 숨는다.
셋째, 조항의 양화사를 문장에서 따로 떼어 읽는다. "판정한다"와 "판정할 수 있다" 사이의 간격은 선지에서 "된다"와 "될 수 있다" 사이의 간격과 정확히 대응한다. 규칙 문언의 양태가 "가능"이라면, 이 규칙을 지지하는 추론도 "가능"의 양태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단정과 가능을 뒤섞는 일이 가장 흔한 실수의 원천이며, 이 문항은 그 실수를 양쪽에서 모두 포획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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