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 추리논증

2026 LEET 추리논증 4

Arbbrief Editorial2026년 4월 29일·12분 읽기·무료 공개
2026 LEET 추리논증 4Photo · Arbbrief Editorial

반박의 과녁: 세 논거 중 어디를 쏘는가

올림픽 출전을 둘러싼 장애 선수의 분쟁이라는 소재는 직관적이다. 의족, 공정성, 차별. 이 단어들이 환기하는 정서적 긴장은 강력하지만, 이 문항이 실제로 시험하는 것은 그보다 건조한 과제이다. 세 가지 독립된 논거가 제시되었을 때, 반박이 그 논거의 조건을 정확히 겨냥하는지 아닌지를 가리는 일. 쉽게 말해, 활을 쏘기 전에 과녁을 확인하라는 것이다.

세 논거의 지형

IOC가 갑의 출전을 불허한 근거는 세 겹이다. 이 세 겹이 각각 고유한 조건을 품고 있다는 점이 문항 설계의 뼈대를 이룬다.

첫째 논거는 기록의 출처에 관한 것이다. 갑의 8.60m라는 기록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그 기록이 달성된 대회가 "올림픽 수준의 세계대회"인지를 따진다. IOC의 주장은 장애인육상세계선수권대회가 올림픽과 같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지, 그 대회의 권위나 정당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수준"과 "권위"는 다른 차원의 술어이며, 이 간극을 놓치면 반박의 화살이 빗나간다.

둘째 논거는 보조장치의 효과에 관한 것이다. 의족의 사용 자체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의족이 "전체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경우에 한해 금지된다. 규정의 문턱은 "장애가 없었을 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게 하는가"로 설정되어 있다. 이 조건은 보조장치 일반에 대한 것이므로, 의족이라는 특정 장치에 국한되지 않는다.

셋째 논거는 증명책임의 소재이다. 심사위원회의 판단에 불복하는 선수가 "해당 장치가 전체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며, 갑은 이를 증명하지 못했다.

세 논거는 "첫째", "둘째", "셋째"로 명시적으로 분절되어 있다. 출제자가 이렇게 번호를 매겨 구획한 것은 친절이 아니라 설계이다. 각 논거가 고유한 조건을 갖고 있음을 수험생이 인식해야만 선지의 적합성을 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빗나가는 화살들

선지 ①②③은 공통된 구조적 오류를 공유한다. IOC가 실제로 내세운 조건이 아닌, 인접하지만 다른 대상을 겨냥하여 반박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①은 "갑은 의족을 착용하지 않으면 육상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의족 사용 자체의 불가피성을 호소하는 논거이다. 그러나 IOC의 둘째 논거는 의족 사용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다. 금지의 대상은 "전체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보조장치이다. 의족 없이는 뛸 수 없다는 사실은 동정을 사지만, 해당 의족이 경쟁 우위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②는 장애인육상세계선수권대회가 "권위 있는 육상대회"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IOC의 첫째 논거가 부정한 것은 이 대회의 권위가 아니라 이 대회가 올림픽과 같은 "수준"인지 여부이다. 권위 있는 대회와 올림픽 수준의 대회는 외연이 다를 수 있다. 권위를 입증하더라도 수준의 동등성은 별도의 논증을 요구한다.

③은 갑의 기록이 모든 육상대회 멀리뛰기 기록 중 10위라는 사실을 든다. 이것은 기록의 절대적 우수성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그러나 IOC가 문제 삼은 것은 기록의 수치가 아니라 기록이 달성된 대회의 성격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록이라도 "올림픽 수준의 세계대회"에서 달성된 것이 아니라면 IOC의 첫째 논거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 세 선지가 공유하는 실패의 패턴은 명확하다. 반박하려는 대상을, IOC가 실제로 걸고 있는 조건에서 IOC가 건드리지 않은 인접 조건으로 슬쩍 옮겨놓은 것이다. 수험생이 이 이동을 눈치채지 못하면, 각 선지가 "어쨌든 IOC의 결정에 불리한 사실 아닌가"라는 느슨한 직관에 빠지게 된다.

가장 정교한 유혹

④는 ①②③과 질적으로 다른 유혹을 제공한다. "도핑테스트에 걸린 선수가 고의로 금지약물을 사용한 것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여 올림픽 출전이 허용되었다"는 사례는 IOC의 셋째 논거, 즉 증명책임 논거에 대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선수가 스스로 무언가를 증명하여 출전이 허용되었다는 구조가 겉보기에는 정확한 유비이다.

그러나 증명의 대상이 다르다. IOC의 셋째 논거에서 갑이 증명해야 하는 것은 "의족이 전체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④의 선수가 증명한 것은 "금지약물 사용의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이다. 경쟁 우위의 부재와 고의성의 부재는 전혀 다른 명제이다. ④의 사례가 갑의 상황에 대한 유효한 선례가 되려면, 적어도 "보조장치가 경쟁 우위를 제공하지 않음을 증명하여 출전이 허용된 사례"여야 한다. 증명책임이라는 형식적 틀은 같지만 증명의 내용이 달라서, 이 유비는 겉만 닮은 껍데기에 그친다.

④의 매력은 "스스로 증명하여 출전이 허용되었다"라는 서사적 유사성에서 온다. 증명책임의 구조를 포착한 수험생일수록 이 선지에 끌리기 쉽다. IOC의 셋째 논거를 읽어낸 것까지는 맞았으나, 증명의 대상까지 일치하는지를 점검하지 않은 것이다.

과녁을 맞힌 화살

⑤는 "본인 기록보다 향상된 기록을 내게 하는 최첨단 수영복이 일부 국가 선수들만 착용할 수 있음에도 올림픽에서 허용되었다"는 사례를 제시한다. 이 선지가 겨냥하는 것은 IOC의 둘째 논거이다.

IOC의 둘째 논거가 세운 원칙은 "보조장치가 전체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⑤의 수영복은 착용자의 기록을 향상시키는 장치, 즉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장치임에도 올림픽에서 허용되었다. 이 사례가 사실이라면, IOC는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장치의 사용을 일관되게 금지해온 것이 아니다. 동일한 원칙을 수영복에는 적용하지 않으면서 의족에만 적용하는 것은 규범의 일관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것이 반박의 힘이다.

이 반박은 IOC의 원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칙의 적용이 선택적이었음을 지적함으로써 원칙의 권위를 훼손한다. 논증 이론의 용어를 빌리자면, 규범의 보편성에 대한 반례를 제시하는 구조이다. "당신의 원칙대로라면 수영복도 금지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원칙을 갑에게만 적용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 물음 앞에서 IOC의 둘째 논거는 방어를 요구받게 된다.

남는 것

이 문항이 요구하는 사고 습관은 "반박의 방향이 논거의 조건과 정렬되어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복수의 논거가 제시된 구조에서는 각 논거가 어떤 조건 위에 서 있는지를 먼저 분리한 뒤, 반박 후보가 그 조건을 직접 건드리는지 아니면 인접한 다른 조건을 건드리는지를 대조해야 한다. 이 대조를 생략하면, "IOC의 결정에 불리한 사실"이라는 넓은 범주 안에서 모든 선지가 그럴듯해 보이는 상태에 갇히게 된다.

한 가지 더 가져갈 것이 있다. ④처럼 반박의 형식적 구조(증명책임, 유비 선례)가 일치하는 듯 보이는 선지를 만났을 때, 형식의 일치에 만족하지 말고 내용의 일치, 즉 "무엇을 증명했는가" "무엇에 대한 선례인가"까지 대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형식이 같고 내용이 다른 유비는 반박이 아니라 착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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