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 추리논증

2026 LEET 추리논증 5

Arbbrief Editorial2026년 4월 30일·14분 읽기·무료 공개
2026 LEET 추리논증 5Photo · Arbbrief Editorial

방향 이전의 귀속

표면을 보면 이것은 형사절차법의 정책 논쟁이다. ‘피해자에 대한 보복 우려’를 새 구속사유로 명시하자는 A의 입장과, 그 대신 조건부 불구속이라는 제3의 제도를 도입하자는 B의 입장이 맞선다. 그러나 세 보기 가운데 옳은 것을 가려내라는 평가의 진짜 과녁은 그 정책 논쟁 자체가 아니다. 평가는 묻는다. 어떤 정보가 주어졌을 때, 그 정보가 두 견해의 어느 명제를 향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명제를 강화하는지 약화하는지 판단하기에 앞서, 더 근본적인 질문이 먼저 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는가.

같은 진단, 다른 처방

A와 B는 처방에서 갈린다. 그러나 그들이 처방으로 풀고자 하는 문제, 곧 진단은 사실상 일치한다. 이 합의가 표면 대립의 격렬함에 가려져 있다는 것이 이 문항의 첫 번째 트릭이다.

A는 말한다. 현행 제도 아래서 보복 우려가 있는 피의자를 만났을 때, 법원에는 두 갈래 길밖에 없다. 기존 구속사유를 억지로 끌어다 적용해 구속하거나, 구속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풀어주거나. 전자는 위법한 인신구속이라는 비판을 받고, 후자는 보복 범죄를 막지 못한다. A는 이 진퇴양난을 풀려고 새 구속사유의 입법을 제안한다.

B는 다른 언어로 같은 곤경을 묘사한다. 현행 제도가 "구속과 불구속 중 양자택일해야 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고. 양자택일이라는 표현이 A의 두 갈래 길과 무엇이 다른가. 같다. 다만 B는 그 한계의 돌파구를 입법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보완에서 찾는다. 주거 제한, 접촉 제한, 여권 제출 등 일정한 조건을 부과하는 조건부 불구속이 그 보완책이다.

요컨대 두 사람은 같은 진단을 공유하되 처방에서만 갈린다. 이 구조를 직시하지 않으면 보기를 정확히 평가할 수 없다.

첫 번째 질문은 방향이 아니라 귀속이다

강화·약화 평가에서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정보의 방향(긍정/부정, 일치/불일치)부터 따져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절차는 정반대다. 먼저 묻는다. 이 정보는 어느 견해의, 어느 명제를 향하고 있는가. 귀속이 결정된 다음에야 방향을 묻는다.

ㄱ을 보자. X국의 인권기구가 보복 우려만으로 구속하는 것 자체를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진술의 핵심은 한정구 "구속사유로 규정되어 있는지를 불문하고"에 있다. 이 한정구가 없다면, 인권기구의 판단은 ‘현재 법원의 관행이 잘못이다’ 정도로 읽힌다. 그 경우 A는 오히려 응수할 여지가 있다. 현재 관행이 위법한 까닭은 정당한 입법이 없기 때문이고, 그렇다면 새 구속사유의 입법이야말로 처방이라고. 그러나 한정구가 적용 범위를 미래로까지 확장한다. 새 구속사유가 도입된 뒤라도, 그 사유만으로 구속하는 것은 동일하게 인권침해라는 뜻이 된다. 이로써 A의 처방, 곧 입법을 통한 정당화 시도는 출구가 봉쇄된다. 정보는 A의 결론을 향하고, 방향은 약화다.

ㄷ은 다른 차원에서 작동한다. ㄷ의 진술은 강화·약화 평가가 아니라 두 견해의 공통 전제를 식별하는 진술이다. 그 진술의 옳고 그름은 두 견해 자체에 내재한 진단을 누가 정확히 추출했는가에 달려 있다. 위에서 본 대로 두 견해의 진단은 일치한다. A는 위법한 인신구속이라는 비판을 인정하고 그 비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입법을 제안하며, B는 양자택일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조건부 불구속을 제안한다. 두 출발점은 ‘현행 제도로는 위법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보복 우려를 해소할 수 없다’는 동일한 진단의 두 표현이다. 따라서 ㄷ은 옳다. 두 견해를 표면적 대립으로만 읽으면 ㄷ은 거부된다. 표면 대립을 깨고 들어가야 ㄷ이 보인다.

매력 오답이 매력적인 이유

ㄴ이 가장 정교한 함정이다. 이 보기를 거부하기 위해 필요한 인지 동작을 따라가 본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조건부 불구속 제도가 도입되어도, 판사들은 사회적 비난을 피하려고 결국 구속을 선택할 것이다. 이 정보의 표면적 인상은 무엇인가. ‘조건부 불구속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이다. 그렇다면 이 정보는 누구의 주장과 충돌하는가. B다. B는 정확히 조건부 불구속 제도를 도입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 제도가 활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는 B의 충분성 주장을 정면으로 약화한다.

선지는 그러나 ‘이는 B의 입장을 강화한다’고 적는다. 귀속(B의 입장)은 맞다. 방향(강화)이 뒤집혀 있다. 이 함정에 걸리는 사고 경로는 대략 이렇다. ‘이 연구는 제도의 한계를 폭로하니까, 제도의 한계를 지적한 B의 어떤 면을 뒷받침하는 것 아닐까.’ 그러나 B의 한계 진단은 현행 제도(양자택일)를 향한 것이지, 자신이 도입하자는 조건부 불구속을 향한 것이 아니다. B의 본 주장은 조건부 불구속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며, 연구 결과는 그 충분성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여기서 빠지는 인지적 함정은 이중이다. 첫째, B의 주장 안에서 한계 진단(현행에 대한 것)과 본 처방(조건부 불구속)을 분리하지 못해, 같은 견해 안에서도 정보가 무엇을 향한 것인지를 혼동한다. 둘째, 연구 결과의 정서적 인상(‘제도 한계의 폭로’)을 곧장 ‘어느 한계론이든 강화’로 일반화한다. 정확한 분석은 한계의 대상을 좁힌다. 이 연구는 조건부 불구속의 한계를 폭로할 뿐, 양자택일 일반의 한계를 폭로하지 않는다.

함정의 문법

세 보기가 작동하는 방식은 표면적으로 다르나, 그 아래 깔린 설계는 하나로 수렴한다. 정보가 어느 명제를 어떻게 건드리는지를 정확히 추적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이를 세 갈래로 일반화할 수 있다.

첫째, 한정구의 적용 범위를 좁게 잡는 함정. ㄱ이 그 예다. ‘불문하고’라는 단 하나의 부사가 평가의 적용을 현재 관행에서 미래 입법까지 확장한다. 이 한정구를 놓치면 평가의 대상이 잘못 잡힌다. 한정구는 진술이 ‘어느 시점에, 어느 범위까지’ 효력을 미치는지를 결정하는 미세 부품이며, 강화·약화 평가에서 이 부품의 작동을 놓치는 것은 평가 전체의 좌표를 잃는 것과 같다.

둘째, 같은 견해 내부의 다층 명제를 단일화하는 함정. ㄴ이 그 예다. 한 견해는 보통 여러 명제로 구성된다. B만 해도 (1) 현행 양자택일은 한계가 있다, (2) 새 구속사유 도입은 부적절하다, (3) 조건부 불구속이면 충분하다, 적어도 셋이 겹쳐 있다. 한 정보가 같은 견해에 속하는 둘 이상의 명제 가운데 어느 것을 건드리는지 분리하지 않으면, 강화·약화의 방향이 정반대로 뒤바뀐다.

셋째, 표면적 대립을 진단까지 확장하는 함정. ㄷ이 그 예다. A와 B가 처방에서 대립한다는 사실은 그 둘의 모든 명제가 대립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단의 합의는 처방의 격렬한 대립과 별개의 층위에서 존재한다. 두 견해가 다른 곳을 가리킬 때조차, 그들이 같은 곳에서 출발했는지를 따로 점검해야 한다.

이행 가능한 자세

강화·약화 보기를 만났을 때 수행할 수 있는 절차적 처방을 두 가지만 남긴다.

첫째, 보기를 읽는 즉시 두 변수를 분리해 적어 둔다. 정보가 향하는 견해(귀속)와 정보가 그 견해의 어느 명제를 건드리는지(국지화). 강화/약화의 방향 판정은 이 두 변수가 결정된 다음에야 시작한다. 견해 단위로만 판정하면 ㄴ에서 걸린다. 명제 단위로 좁히면 살아남는다.

둘째, 두 견해를 비교 평가하는 텍스트에서는 항상 한 칸을 비워 둔다. ‘두 견해가 합의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이 칸을 비워 두면 ㄷ을 거부하게 된다. 채워 두면 ㄷ이 보인다. 표면적 대립이 격렬할수록 합의의 지점은 더 깊은 층위로 숨는다. 진단을 공유하면서 처방에서 갈리는 구조는 정책 논쟁 텍스트의 가장 흔한 형태이며, 그 합의를 식별하는 일은 거의 항상 평가의 한 축이 된다.

평가가 끝난 뒤 답안지를 펼쳐 정답을 확인하는 일은 사후 의식이다. 평가의 진짜 결과는 그 사이 약 2분 동안, 한 정보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정확히 추적할 수 있었느냐의 기록이다. 이 추적의 정밀도가 곧 독해의 정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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